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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노트

이덕일이 이제는 스스로 독도를 지우기 시작했다

by kirang 2017. 7. 2.

  이덕일은 2017년 6월 28일 오전 9시 05분 본인의 페이스북에 다음 사진들을 올렸다.

이덕일 지도 A

이덕일 지도 B

이덕일 지도 C

(모바일 이용자의 경우 핸드폰을 가로로 돌려서 보는 편이 지도를 더 잘 볼 수 있다)

  편의상 이 3개의 지도를 '이덕일 지도 A.' 이덕일 지도 B', '이덕일 지도 C'라고 부르자. 이덕일이 이들 사진을 올린 것은 '동북아역사지도에서 독도가 지워졌다'는 본인의 주장을 지지자들에게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는 형태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으나, 정말로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 마땅히 독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점 하나 보이지 않는다. 포토샵으로 확대하여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그저 푸른 색 바다로만 묘사되어 있다. 그러면 동북아역사지도에서 독도가 모두 지워졌다는 이덕일의 주장은 사실로 입증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며 이덕일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갔구나 하고 판단하였다. 이덕일이 본인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스스로 독도를 지워서 조작을 가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근거가 있어 하는 말이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이 이야기부터 하자. 세번째 사진 지도 아래에 인쇄되어 있는 문구를 주목하라. '제작 중 도엽이므로 배포 및 인용 금지'. 동북아역사지도팀에서는 이 지도가 미완성본이므로, 검토용으로만 활용할 뿐 외부에 공식적으로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도팀 구성원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고,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도 아닌 이덕일은 지도팀의 그 어떤 사전 동의도 받지 않고 이 지도를 빼돌려 자기 책에다 실었고, 신나게 팔아치우며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나는 이덕일이 페이스북에 위의 사진들을 올렸다는 '첩보'를 접하고, 지도팀에 연락하여 이에 해당하는 시기의 지도를 입수하였다. '이덕일 지도 A'에 해당하는 것은 동북아지도 A: 고려 중기의 춘주도이고, '이덕일 지도 B'는 동북아지도 B: 조선 중기의 강원도 지도, '이덕일 지도 C'는 동북아지도 C: 한말의 경상도 지도에 해당한다.


동북아지도 A: 고려 중기 춘주도


동북아지도 B: 조선 중기의 강원도


동북아지도 C: 한말의 경상도 지역

(PC버전의 경우 클릭하면 확대된 지도 사진을 볼 수 있다)

  동북아역사지도팀은 사이비 역사학자 이덕일과 결탁한 국회 동북아특위의 간섭 이후에도 지도의 보완 작업을 이어나갔다. 당연하다. 원래 미완성 검토본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가 지도팀으로부터 입수한 버전은 이덕일의 그것보다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꽤 있다. 범례가 추가되었다든지,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양 국경선이 표기되었다든지, 울릉도와 독도에 역사지명이 추가되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 모든 지도에는 어김 없이 독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3개 지도에서 울릉도-독도에 해당하는 부분을 확대해서 보도록 하자.

동북아 지도 A : 고려 중기 춘주도의 울릉도-독도 확대


동북아지도 B: 조선 중기의 강원도 울릉도 독도 확대


동북아지도 C: 한말의 경상도 지역 울릉도-독도 확대


  보다시피 독도가 빠짐없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동북아역사지도 A, B, C의 독도 표기에는 차이점도 확인된다. 고려 시대 지도(A)에서는 독도에 노란 색 글씨로 현재 지명만 표기되어 있다. 반면 조선 중기 지도(B)에서 독도에 현대 지명뿐 아니라 '우산도'라는 역사 지명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한말 지도(C)의 경상도 지역도 역시 '독도'라는 검은색 역사 지명이 현재 지명과 병기되어 있다. 

  고려 시대 지도에 노란색 글씨로만 '독도'가 표기된 이유는 이 시기 문헌 자료에서 독도의 당시 지명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시기 독도를 뭐라고 불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하거나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지명으로만 표기하고 역사 지명은 따로 표기하지 않은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문헌적 근거가 확보된 조선 중기에는 '우산도'라는 당대 지명이, 한말에는 '독도'라는 당대 지명이 검은색 글씨로 표기되었다. 이는 동북아역사지도의 특징이다. GIS에 기반한 현재 지도(노란색)에 역사 지명(검은색)이 겹쳐져 함께 표기되는 형태인 것이다.  

  이 즈음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는 사람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보는 바와 같이 동북아역사지도에는 분명히 독도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덕일이 페이스북에 제시한 지도에는 독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덕일이 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 그림이 삭제되었다고 문제 제기를 했던 당시에서는 정말로 독도가 지워져 있었고, 그게 문제가 되니까 지도팀이 사후 독도를 추가해 그려 넣은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의심은 성립할 수 없다. 바로 울릉도와 독도 주위를 둘러싼 검은색 실선의 박스 때문이다. 이 박스를 편의상 '울릉도-독도 박스'라고 하자. '울릉도-독도 박스'는 존재 자체로 이덕일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된다. 

  한번 생각해 보자. 동북아역사지도에서는 왜 이 부분을 굳이 박스 형태로 표현하였을까. 울릉도가 중요한 섬이니까 강조하려고? 아니면 심심해서 재미로?

  실상은 이렇다. 사실 울릉도와 독도의 정확한 위치는 이들 지도에 묘사된 곳이 아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동경 131~132도 부근에 있는 섬이다. 따라서 지도에 표현된 것보다 더 동쪽에 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섬들은 육지에서 매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축척에 따라 정직하게 반영하여 표기할 경우 지도상에 비효율과 공간 낭비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의 지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동경 129 부근, 즉 서쪽으로 약간 이동시켜 표현한 것이다. 다만 아무런 표시 없이 그냥 옮겨 버리면 지도를 왜곡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때문에 위치를 옮긴 섬들을 박스 형태로 구분해 주고, 박스에 원래의 경도 수치까지 친절하게 표기해서 혼란의 여지를 없앤 것이다(동북아 역사지도 A와 확대도를 참조할 것).

  이러한 조치가 가리키는 의미는 무엇일까. 울릉도와 독도가 철저하게 세트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도팀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도서로 다루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동북아 역사지도 C를 보면 이러한 측면이 더욱 잘 드러난다. 울릉도와 그 부속 도서인 독도의 행정 구역 소속이 강원도에서 경상도로 이전되자, 일부러 '울릉도-독도 박스'를 경상도 지역으로 옮겨서 함께 표현해 주었다.

  이덕일의 주장대로 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가 지워져 있는 상태라면 '울릉도-독도 박스'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지도에 그려지지도 않은 독도의 위치까지 포괄하는 박스를 굳이 설정해서 지도에 넣을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 박스는 그 안에 울릉도와 독도가 함께 그려져 있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다시 이덕일이 본인 페이스북에 공개한 지도들을 보자. 이 3개 지도에서도 '울릉도-독도 박스'가 분명하게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안에 마땅히 있어야 할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 조작이 가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작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카메라 각도와 지도와의 거리 조절로 일부러 독도가 보이지 않도록 사진을 찍은 경우. 둘째, 사진을 찍은 후 포토샵으로 독도를 지운 경우. 셋째, 원본 지도를 스캔한 후 포토샵으로 독도를 지우고 이를 다시 출력하여 사진을 찍은 경우. 

  지도에서 독도가 보이지 않게 조작한 주체는 물론 이덕일이다. 이제부터 그 증거를 제시하겠다.

  이덕일은 2015년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를 출간하였다. 이 책에서는 305~307쪽에 3쪽에 걸쳐 7개의 지도를 축소 인쇄하여 실어 놓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덕일이 이 책에서 완전히 모순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그는 동북아역사지도에서 독도가 다 지워졌고, 삭제되었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그 후로도 백장이 훨씬 넘는 '모든' 도엽에서 일관되게 독도를 누락시켰다. "동북아역사지도"의 '한국편'은 독도를 단 한 장도 그리지 않았다."(동 책 302쪽)

  그런데 그는 동시에 "독도 부근의 흐릿한 점은 GIS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 표기된 것에 불과하다"(동 책, 307쪽) 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건 앞의 서술과 달리 지도에 독도가 그려져 있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이덕일이 가지고 있는 지도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다는 것인가, 지워져 있다는 것인가. 나는 이덕일 책에 보이는 이 앞뒤 안 맞는 서술의 모순을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덕일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것이 아니라면, 어쩌면 이 책은 이덕일이 대표로 이름을 걸었을 뿐, 실제 저자가 여러 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논리적으로 궁지에 몰린 이덕일은 결국 동북아역사지도에는 '점 하나도 찍혀 있지 않다'는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한 듯 보인다. 이덕일은 최근 신문 기고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와 만난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지도팀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고 주장한다.

 “야 이 개××들아, 대한민국 국민세금 가지고 만드는 지도에 독도는 그려와야 할 것 아니냐? 독도에 점이라도 찍어와야 할 것 아니냐, 이 개××들아.”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뉴라이트'인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사이비 역사학자' 이덕일과 개인적 친분을 돈독히 나누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내용상 말이 안 된다. GIS에 기반해 만들어지고 있는 디지털 전자지도인 동북아역사지도에서 독도가 지워진다는 것은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가 없다. 이덕일은 지도팀을 비난하며 "이들에게 독도는 일본 시마네 현 소속의 섬이지 대한민국 강역이 아니다."(동책, 308쪽)라는 어마어마한 주장을 늘어놓았지만, 이 역시 합리성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지도팀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였다면, 독도를 지도상에 그대로 둔 채 '다케시마'라고 표기하면 그만이다. 독도의 존재 자체를 지도상에서 지울 이유가 뭐가 있는가.

  동북아역사지도에 독도는 처음부터 그려져 있었다. 결정적 증거는 바로 이덕일의 자식같은 책,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만권당, 2015)이다. 지금부터 이덕일이 자기 책에 축소 인쇄해서 실은 7개의 지도를 살펴보자(모바일 이용자는 가로로 놓고 지도를 보기를 권한다).

  지도에 보이는 빨간 동그라미는 내가 표시한 것이다. 어떤가. 7개의 지도 모두 독도 자리에 하얀 색 점이 보인다. 이덕일이 작은 사이즈로 조악하게 축소 인쇄했음에도 그의 책에 실린 지도에는 이렇게 독도가 확인된다. 독도 자리에 '점 하나 안 찍혀 있다'는 이덕일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그의 소중한 '자식'이 증언하고 있다. 이덕일이 가지고 있는 원본 지도는 이보다 훨씬 크고 선명하게 인쇄된 것이다. 노안 때문에 독도를 못보았다는 변명 따위는 통할 수 없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책에 실려 있는 이 7개의 지도 중 2번째, 4번째, 6번째 지도(책에서 지도17, 지도19, 지도 21에 해당)가 바로 이덕일이 페이스북에 올린 그 지도들이다. 동일한 지도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2015년 이덕일의 책에 실린 지도에서는 분명히 보이던 하얀 점들이 2017년 페이스북에 올린 지도 상에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왜일까.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하나이다. 지도의 소유자인 이덕일이 독도가 안 보이게 조작한 후 제시한 것이다.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사이비 역사학자 이덕일, 어디까지 왔나.' 그래, 여기까지 왔다. 이덕일은 이제 자신이 한 거짓말을 덮기 위해 자료를 조작하여 유포하는 행위마저 저지르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마저 포기한 것이다. 조작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타짜' 이덕일에게 이 말을 해 주어야겠다.

  이봐, 이덕일! 당신 지금 밑장 빼다 걸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