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과 잡담

간짜장을 슬퍼한다

kirang 2025. 3. 21. 10:41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지고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고 느끼는 지표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간짜장 먹기 힘들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일이다. 아내와 산책하다가 배가 고파 길가의 중국집에 들어갔다. 아내는 보통 짜장, 나는 간짜장을 주문했다. 그런데 나온 음식을 보니 똑같은 짜장 소스를 아내의 것은 면 위에 얹었고, 내 것은 별도 그릇에 내온 것이었다. 정말 ‘똑같은 소스’였다. 그래놓고 간짜장이라고 천 원 더 받았다.
  요즘 중국집에서 간짜장이나 삼선짜장 시키면 대개 이런 식이다. 양파 숨은 다 죽어 있고, 소스는 물기가 흥건하다. 계란 후라이의 존재는 말도 않겠다. 언제부터 간짜장이 ‘따로국밥’ 같은 개념으로 변한 것일까. 간짜장의 퇴락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