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도종환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새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선임되었다. 이에 대해 역사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가 동북아역사지도 제작 사업과 하버드 대학 '고대 한국 프로젝트'를 무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5월 31일 단국대학교 심재훈 교수가 페이스북에 역사학자들의 우려를 담은 글을 올렸고, 급기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도종환의 역사관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가 나오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도종환 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6월 2일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상명대학교 주진오 교수가 도종환을 변호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진오의 위 발언은 실망스럽다. 도종환이 국정교과서를 저지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 공과 노력은 당연히 평가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종환이 가지고 있는 고대사상이 극우적이며, 사이비역사학과 닿아 있다는 것은 전혀 별개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주진오는 "그가 유사역사학과 가깝다는 것은 그리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옹호하였다.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그동안 도종환이 국회의원으로서 해온 발언과 행동이 다 기록에 남아 있다. 도종환은 바른정당의 김세연과 함께 사이비역사학자인 이덕일과 연계하여 동북아역사지도 사업과 고대 한국 프로젝트를 좌초시킨 장본인이다.
최근인 2017년 5월 26일 국회에서는 "일본에 의해 왜곡된 고려 국경선의 실체는?"이라는 주제의 발표회를 가졌다. 주최자는 바른정당 김세연과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이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것은 고려의 서북쪽 국경선인 압록강이 사실은 지금의 요하이며, 평양은 요양 일대라는 얼척없는 내용이었다. 해당 발표회 자리에는 도종환도 참석하였다. 주최자인 김세연의 환영사를 한번 살펴보자.
이것을 보면 김세연은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 무산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대단한 업적으로 자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종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역사학계 입장에서는 몰지성적이고 끔찍한 정치인들의 폭력이었으나, 정작 '애국'이라는 명목으로 국제 학계에 나라 망신을 시킨 자들의 생각은 저렇다.
이것이 도종환을 문체부 장관직에서 낙마시켜야 할 사안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다. 파렴치한 범죄나 비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관직은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고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국가의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자리이다. 그런 자리에 지극히 편향되어 있는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가는 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는 없다. 대임을 맡게 된 만큼 도종환은 자신의 편향된 역사관에 대해 성찰적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역사학자들과의 허심탄회한 면담을 통해 균형잡힌 사고를 수용하기를 바란다. 제발 사이비 역사학자들 사기에 놀아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