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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노트

도종환의 엇나간 역사관에 대한 유감

by kirang 2017. 6. 6.

  요 며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다. 그가 동북아역사특위 활동 중 하였던 발언과 행태 등에 대하여 일부 역사학자들이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도종환의 공식적인 첫 반응이 나왔다.

[단독] 도종환, ‘역사관 비판’ 반박 “싸울 땐 싸우겠다”[한겨레] 2017. 6. 6.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97721.html


  한겨레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도종환은 자신에 대한 역사학계의 우려를 동북아역사지도 사업 중단으로 징계를 받은 학자들과 제자들이 '맺힌 것'을 풀려는 의도라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에서 임나를 가야라고 주장했는데, 일본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 주장을 쓴 국내 역사학자들 논문이 많다.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정말 유감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인터뷰를 통하여 도종환은 본인의 편향된 역사관을 커밍아웃한 셈이 되었다. 도종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던 역사학자들도 그가 장관직에서 낙마해야 한다고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 문재인 정권이 조각에 지장을 받고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종환의 반응을 보니 이제 이 사람에게 문체부 장관직을 맡겼다가는 큰일 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가야사 복원 지시를 문체부 장관이 위와 같은 인식 아래서 수행한다면 이건 그냥 재앙이다. 한껏 고무되었던 전국의 가야사 전공자들은 아마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일 것이다.

  문재인 지지자들도 생각을 똑바로 해야 한다. 도종환이 장관이 되어 내각의 일원이 되면, 이제 혼자 욕 먹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도종환이 펼치는 정책은 곧 문재인의 정책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 사람의 비합리적이고 뒤틀린 역사관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문제들은 대통령 문재인의 평판에까지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나는 도종환이 역사학자들의 우려를 수용하여 진솔하게 대화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가 자신이 맡게 된 일의 무게와 중요성을 인식하였다면 마땅히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도종환은 그 정도의 포용력과 성찰 능력을 보이지 못하였고, 아집을 내세우며 문재인 정권의 짐덩어리가 되었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안타깝고, 아쉽다.


  덧붙여, 기사에 붙은 덧글들에 대해 한 마디. 

  덧글 중에는 이른바 환빠라고 하는 사이비 역사 수용자들도 있지만, 역사에 대해 딱히 관심과 지식이 없이 그냥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는 역사학자들에게 따지는 이들도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 교과서 때도 이렇게 나서서 문제제기를 했냐는 것이다.

  답은 '그렇다'이다. 지금 도종환에게 문제제기 하고 있는 역사학자들은 박근혜 정부 때 국정교과서 폐지를 외치며 제1선에서 싸웠던 사람들이다. 진영 논리만으로 세상을 단순하게 재단하지 말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문제 있는 사람'은 권력으로부터 떼어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