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과 잡담97 한 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느낌 "검찰과 경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45)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부대표의 사생활과 지인 3000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두 달치 카카오톡 대화록을 통째로 들여다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 부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청와대행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통지서에는 경찰이 5월1일부터 6월10일까지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 전체를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카카오톡 대화 중에는 현금카드 비밀번호, 재판과 관련해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들과 나눈 이야기 등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광범위한 감시·사찰 행위이자 심각한.. 2014. 10. 1. 우리는 어떻게 비열해지는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친구와 지하철을 탔는데 한 시각장애인이 바구니를 들고 우리 앞을 지나갔다. 마침 주머니에는 동전이 몇 개 있었다. 나는 고민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편으로 동전을 주는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모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동정심의 크기가 더 컸기에 용기를 내어 동전을 바구니에 넣었다. 그때 옆에 있던 친구가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야, 저거 다 쇼야."비웃는 듯한 친구의 말에 내 마음 속에 퍼지던 작은 뿌듯함은 민망함과 부끄러움으로 바뀌었다.타인의 고통에 공감을 느끼고 선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선행을 포기한다. 선행을 외면한 .. 2014. 10. 1. 밀의 "자유론"을 읽고 자유주의를 생각하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이성의 성자'라고까지 불리우는 자유주의 사상가이다. 그가 쓴 "자유론"을 읽어보면 소수자와 언로의 자유, 편견의 배제, 열린 토론에 대한 단호한 옹호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저개발 국가를 미숙한 어린이에 비유하며 제국주의의 지배를 정당화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적 한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근대 사상가 중 가장 열린 마음을 가지고자 했고, 또 가졌다고 평가되는 밀조차 그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을 만큼 균형잡히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자유론"에는 사상과 토론과 관련하여, 어떻게 보면 진부하지만 또 핵심을 찌르는 문장들이 몇 개 나온다.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대충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2014. 8. 29. 민생으로서의 세월호 사건과 적폐로서의 박근혜 세월호 해결 문제가 심각하게 꼬여 있다. 단원고 유가족들의 요구는 유족 측 대리인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여 사건을 조사하고 싶다는 것이고,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은 절대 불가하는 것이다. 유가족을 대변하는 포지션을 잡은 야당은 그 사이에 끼어서 오락가락한다. 유가족 중 한 명인 김영오씨는 수십 일간 단식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고, 야당의 유력 정치인 문재인이 단식에 동참한지도 이미 여러 날이 지났다. 동조 단식을 시작 정치인과 일반인들의 수도 적지 않으나 이 팽팽한 대치가 해결될 단초는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단연 박근혜이다. 유족 측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주장은 나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팽팽하고 비극적인 .. 2014. 8. 27.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