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노트
새로 출간한 책,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kirang
2018. 10. 21. 20:22
젊은역사학자 모임이 이번에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서해문집)를 출간하였다. 아직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인터넷 서점의 '한국고대사~고려시대' 카테고리 내에서 신간 베스트 1위를 달성하였다.
한 가지 재미 있는 것은 지난 1년 가량 이 카테고리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책도 젊은역사학자 모임에서 쓴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역사비평사)이라는 점이다. 동일 필진이 만든 두 권의 책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하게 된 셈이다. 1년만의 바톤 터치랄까.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고조선 역사, 어떻게 볼 것인가_ 기경량
낙랑군은 한반도에 없었다?_ 기경량
광개토왕비 발견과 한·중·일 역사전쟁_ 안정준
백제는 정말 요서로 진출했나_ 백길남
칠지도가 들려주는 백제와 왜 이야기_ 임동민
생존을 위한 전쟁, 신라의 삼국통일_ 이성호
신라 김씨 왕실은 흉노의 후예였나_ 최경선
임나일본부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_ 위가야
발해사는 누구의 역사인가_ 권순홍
고대국가의 전성기, 언제로 봐야 할까?_ 강진원
《환단고기》에 숨은 군부독재의 유산_ 김대현
보다시피 한국 고대사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들을 두루 다루었다. 특히 마지막에 실린 글,'《환단고기》에 숨은 군부독재의 유산'은 의미 있는 글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이비 역사의 수용자 층은 매우 다양하다. 심지어 정치적으로 진보를 자임하는 사람들마머 사이비 역사학을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사이비 역사학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식민주의 사관인 '만선사관'과 맞닿아 있다. 더 나아가 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동아 주의'와도 연결되어 있다.
사이비 역사를 대중화하는 데 온힘을 다했던 인물인 안호상, 문정창, 박창암, 임승국 등을 보면 과거 친일파였거나, 독재 정권과 결탁하였던 이들이다. 한마디로 사이비 역사는 '파시즘 역사'이다. 이 글은 이같은 사이비 역사학의 본질을 잘 보여 준다.
정치적으로 극우에 해당되는 사람이 사이비 역사를 수용하고 있다면 차라리 자기 몸에 맞는 옷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이 파시즘의 찌꺼기에 불과한 사이비 역사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자신의 맹목을 부끄러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