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과 잡담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의 당적 이동

kirang 2021. 12. 21. 18:33

 

  권력이 내 것이 아닐 때 그것을 비판하며 자신의 깨끗함을 뽐내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가. 그 권력을 내 손에 쥘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신지예라고 인간적 고뇌가 없었을까. 안되는 거 뻔히 알면서 신념 하나를 위해 삶을 바치는 건 범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길이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훌륭하다 칭찬할 수 있다. 하지만 계란이 깨지는 순간마다 던지는 이가 겪어야할 고통과 절망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선택에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를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고. 본인은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느니, 안에서 싸우겠다느니 하는 자기합리화를 하겠지만, 냉정히 말해 그동안 지지자들이 모아준 상징자본을 팔아먹고 도망친 것이다.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

  본인도 진흙탕에 발을 담근 이상 이제 과거처럼 고고한 포지션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따뜻한 기득권 정당에 들어가 그 혜택을 입게 되었으니, 계속 붙어 있으려면 착실히 밥값도 해야한다. 예전같으면 비웃고 손가락질했을 어처구니 없는 일에 얼굴에 철판깔고 쉴드치는 역할도 맡아야 할 것이다. 세상살이 쉬운 게 없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297 (미디어오늘, 2021. 12. 20.)

 

‘페미니스트’ 신지예 국힘行에 “여성운동에 찬물” - 미디어오늘

2018년 ‘페미니스트 후보’를 내세우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주목받고, 한국의 양당정치를 비판해왔던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www.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