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정희가 보인 토론 태도가 50대 여성들의 공분을 산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 때문에 평소 투표장에 안 가거나 남편이나 자식 말 듣고 투표를 하던 소극적 유권자인 50대 여성들이 대거 투표장에 몰려가 박근혜를 찍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그게 이정희만의 잘못은 아니다. 20~30대들은 정작 이정희가 토론에서 보인 발언과 태도에 속시원하다며 환호했던 측면이 있다. 개그의 소재로도 삼았고. 20~30대 진보 지지층의 자만과 오만이 있었던 것이다. 50대 여성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들의 존재와 감성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걸 반성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은 장인의 좌익 경력을 공격받을 때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는 한 마디로 여성 유권자들을 끌어당겼고, 경선 승리에 도움을 받았다. 이번엔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이정희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 진보 진영 모두의 착각이 부른 참사였다.
단상과 잡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