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수업에 대한 강의 평가가 나왔다. 생각보다 좋은 평가가 나온 클래스도 있고, 안 나온 클래스도 있다. 특히 같은 학교에서 똑같은 과목을 가르쳤는데도 강의평가의 수치가 다르게 나오는 현상은 참 신기하다. 수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교수자가 요령 있게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강의를 하는 사람 중에는 멘탈 관리를 위하여 학생들이 한 주관식 평가를 읽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되도록 다 읽어보는 편이다. 주관식 강의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써 준 학생들의 감사글을 읽다 보면 기운도 나고 보람도 느껴진다.
그중에서 나를 가장 기분 좋게 해주는 강의평은 "정말 대학 수업을 듣는 것 같아서 좋았다"는 평이다. 이런 평을 접하면 그야말로 기분이 으쓱으쓱 해진다.
학생들이 따끔한 지적을 해 주는 경우도 있다. 내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한 농담의 경솔함을 지적하는 경우이다. 이런 강의평을 접하면 급반성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전혀 감흥이 없었으나, 강의를 시작하면서 마음에 깊이 들어오게 된 경구가 있다. 바로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남을 가르치는 직업을 갖다 보니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말이 없다 싶다. 가르치면서 나 역시 학생들에게 배움을 얻는다. 내가 가진 직업의 가장 좋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