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경원이 광복절에 중국의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한 후 쓴 방명록의 글이 화제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일민국'이라고 써서 '친일파'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은 억지스럽다. 해당 방명록의 글을 보면 논란의 글자 외에도 'ㅎ'이 들어간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 상당수가 '6'에 가까운 자형을 띠고 있다. 즉 나경원은 원래 글자에 따라 'ㅎ'을 '6'에 가까운 형태로 쓰기도 하는 필체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알아보기 힘든 고대 금석문 판독을 여러 번 해본 경험으로 하는 이야기니까(?) 믿어도 좋다. 나경원의 글씨체를 악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보기엔 악필은 아니다. 오히려 꽤 능숙하게 멋을 부리며 펜글씨체를 구사하는 편에 가깝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우리나라 정치인이 굳이 임시정부 청사에까지 찾아 가서 '대일민국'이라는 표현을 쓸 이유가 없다. 비판을 하려면 그냥 실제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비판하면 된다. 굳이 상대가 하지도 않은 행위를 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모습은 나중에 정말 필요해서 하는 비판에 대해서도 공정성과 신뢰감을 떨어뜨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