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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대한 리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by kirang 2009.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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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인 조제와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의 연애를 그려낸 연애물이자, 일종의 성장물이다. 2004년에 개봉하였다.

   조제와 츠네오의 연애담은 담담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연애라는 범상치 않은 내용을 그리고 있음에도 이런 류의 영화가 흔히 저지르는 감정 과잉과 비현실적인 사랑 예찬 등에 빠지지 않는다. 영화는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시혜적 시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주인공 조제는 비장애인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씩씩하고 당당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는 대부분의 다른 여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고 이별을 경험한다. 특별대우는 없다. 영화는 비주류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정확한 문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이창동의 "오아시스"가 나름의 작품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장애인과 페미니스트에게 강하게 비판받았던 점과 대비된다.

   영화는 연애물이라는 점을 핑계삼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식의 환상으로 도망치지 않는다. 엄혹한 현실 앞에서 이별이 발생하고, 제법 담담해 보이는 이별 뒤엔 어쩔 수 없는 오열이 터지지만, 유모차에서 부시시한 머리로 등장하는 첫 등장과 달리 마지막 장면의 조제는 자못 단정하게 머리를 묶은 모습으로 자신만의 일상을 꾸려나간다. 여전히 집 안에서 '다이빙'을 하며. 사랑과 이별을 겪는 과정에서 유모차는 버려졌고, 그녀는 그렇게 홀로서기가 가능한 성인이 되었다.

 * 추가사항 : 15세 이상 관람가 치고는 노출신의 수위가 제법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