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3박 4일간 태국 방콕 여행을 하였다. 방콕이 초행인 다른 여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
내가 이용했던 항공기는 이스타 항공이었다. 1인당 왕복 40만 원 정도의 저렴한 티켓을 구매하였는데, 승무원들이야 언제나 그렇듯 친절하였으나 5~6시간 날아가는 일정이었음에도 기내식은 제공되지 않았다. 딱 물 한 잔 나왔다. 애초에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였으니 딱히 불만을 표할 일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비행기만 타도 주스 한 잔은 주던데 해외 여행에 물 한 잔이라니 약간은 충격이었다. 배가 고픈 사람은 3,000원을 내고 컵라면을 사먹을 수 있으며, 담요 역시 돈 내고 구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이스타 항공을 이용해 방콕에 가는 이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식사를 하거나 샌드위치 같은 간식을 준비해 두기를 권한다.
밤 비행기를 탔던 관계로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한 것은 새벽 1시 반 경이었다. 방콕 시내까지는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였는데, 태국 여행 정보를 얻었던 '태사랑' 사이트에서 워낙 택시 사기 이야기를 많이 접하여 다소 긴장을 하였다. 초행이니만큼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상대적으로 신뢰가 가는 퍼블릭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퍼블릭 택시 정거장은 공항 1층에 있다. 입국장인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퍼블릭 택시 안내판을 따라 건물 밖으로 나오면 터치 패널이 장착된 기계가 서 있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은행에서 받는 대기표 같은 번호표가 나온다. 그러면 그 번호에 해당하는 자리에 정차하고 있는 택시를 타는 방식이다. 기사에게 번호표를 보여 주고 목적지를 말하고 미터기를 켜자고 한 후 출발하였다.
한밤중이었기 때문에 택시는 막히는 일 없이 빠르게 달렸다. 가는 중간 톨게이트를 지날 때는 기사가 알아서 비용을 냈는데, 그 금액은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한 후 미터기에 찍힌 금액과 합산하여 정산하였다. 중간에 기사가 화장실에 가느라 잠깐 택시를 멈추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싸톤 지역에 있는 메트로 폴리탄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도착 시 택시비는 미터기에 200 몇십 바트가 찍혔으나 기사는 종이에 380바트라고 써서 내밀었고, 두 차례 톨게이트비에 공용 택시 이용 요금 등을 합산한 정당한 가격이라 생각하여 그대로 지불하였다.(참고로 2015년 8월 현재 한국돈 1만 원= 태국돈 300바트 가량)
내가 묵었던 메트로 폴리탄 호텔은 2003년에 지어진 5성급 호텔이다. 방콕은 유명한 관광 도시답게 시내에 호텔이 매우 많다. 과장을 약간 보태면 한 블럭에 호텔 하나씩 서 있을 정도라고 할까나. 메트로 폴리탄은 최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설이나 서비스가 크게 빠지지도 않는 괜찮은 호텔이다. 숙박 비용은 1박에 12만 원 정도로, 가격에 대비해 시설과 서비스는 상당히 좋은 편이며, 호텔 직원들 역시 매우 친절하고 협조적이다. 관광을 할 때도 현관에 있는 직원에게 목적지를 말하면 택시를 불러 주고, 기사에게 목적지까지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수고를 덜 수 있고 편리하다.
바로 옆에는 반얀트리 호텔이라는 상당히 큰 호텔이 있어서 택시 기사들에게 숙소 위치를 설명하기 좋았다. 방콕에서는 주로 택시를 이용해 돌아다니게 되는데, 반얀트리 호텔을 이야기하면 10에 7~8명은 위치를 알기 때문에 일단 반얀트리 호텔로 가자고 한 후 호텔 앞에서 추가 설명을 하여 메트로 폴리탄 호텔 현관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취하곤 했다.
호텔 방은 상당히 넓고 깔끔하다. 침대는 킹 사이즈였고, 한쪽에는 긴 소파와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욕실 역시 매우 널찍하다.
테이블에는 환영의 편지와 함께 과일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과일은 방 청소를 할 때마다 새로 채워져 제공되었기 때문에 간식 삼아 먹기 좋았다.
메트로 폴리탄 호텔의 조식은 간단한 빵 종류와 과일들을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한편, 메뉴판에 있는 10여 가지의 요리 중 하나를 골라 주문하는 방식이다. 물론 무료. 처음 먹었던 것은 '자스민 라이스' 어쩌구 하는 것이었는데, 나온 것을 보니 반숙 계란과 고기 완자가 들어 있는 일종의 국밥 같은 음식이었다. 이게 내 입맛에는 상당히 맞는 편이어서 두번째 날에도 시켜 먹었다.
그 외에도 팬 케이크나 볶음밥, 누들 요리 같은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음식 맛이 썩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설픈 뷔페식 조식보다는 이런 방식이 훨씬 낫지 않나 싶다.
1층에는 상당히 넓은 풀장이 있어 시간 남을 때 수영하며 놀 수 있다. 내가 묵는 기간에는 수영을 하는 사람보다 물가 벤치에 누워서 태닝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으며, 이들 대개가 서양인이었다. 풀장의 물은 다소 깊은 편이다. 평균 신장인 성인의 어깨 내지 목 정도까지 차므로, 수영을 못하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메트로 폴리탄 호텔에는 습식 사우나와 자쿠지 목욕탕, 샤워실도 갖추어져 있다. 조식을 먹는 2층 식당 한쪽에 사우나 및 수영장 입구로 통하는 문이 있다. 여기를 통과한 후 담당 직원에게 방 번호를 말하면 목욕탕 락커 키를 주는데 이걸 이용해서 수영장 겸 목욕탕 탈의실을 이용하면 된다. 참고로 마지막 날 체크 아웃을 한 이후에도 공항 가기 전까지 로비에서 짐을 맡아 주며, 밖을 돌아다니다가 짐을 찾으러 들러 샤워실을 이용해도 된다.
저렴하게 여행을 즐기는 배낭 여행 콘셉트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방콕은 호텔 숙박비가 비교적 싼만큼 돈을 좀 써서 여러 가지 편의를 누리는 것도 즐거운 여행의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