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의 조항은 선언적 의미를 가질 뿐, 현실 세계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기만과 허위로 이루어진 나라라는 사실을 말이다.
게이트가 터지고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국민들은 매주 100만 단위의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갤럽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의 지지율은 5주 연속 5%에서 4%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금 국민은 분노와 혐오의 감정으로 손을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16년 12월 1주차 갤럽 여론 조사
국민 대다수가 범죄자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는 것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니 당연히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박근혜 본인이 못내려오겠다고 완강히 버티고, 국회에 있는 그의 비호 세력 새누리당이 이를 돕고 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이 자들은 왜 정의의 구현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는가. 따지고 보면 단순한 이유이다. 애시당초 이들은 국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국민은 선거 때마다 표를 갖다 주는 기계에 불과하다.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 선거 때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섬기겠노라 기만적인 언설을 토해내지만 그때뿐이다. 아주 잠시 머리를 숙이면 4년 간 권력이 손에 들어오니 못할 일이 없다.
이 시점에서 지난 선거 때 새누리당이 벌였던 캠페인을 상기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도와주세요' 캠페인을 펼쳤다. 밑도 끝도 없이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뭐든지 바꾸겠다고 하였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국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야 할 때가 아닌가. 그때는 그리도 잘 구부러지던 허리와 무릎이 지금은 왜 그리 뻣뻣해졌는가. 총선이 3년 넘게 남아 있으니 아직은 국민이 발아래 개돼지로만 보이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