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이 강남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에 대해 인터넷 상에 비꼬는 말들이 보인다. 강남에 새터민 아파트를 세우자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고, '력삼동', '내래미안' 같은 조롱도 등장했다. 여기에 대해 차별과 혐오라는 지적이 나오자, 18억대 자산가이자 국회의원인 사람과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강남 사람들에 대한 풍자가 어떻게 소수자 차별이냐는 반발도 있는 모양이다.
태구민 본인이나 강남은 풍자의 대상이 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이들을 소수자나 약자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앞서 본 조롱과 비아냥에 차별적 인식이 녹아 있는 것도 맞다. 태구민이나 강남이 아니라 '탈북인 일반'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다. 위와 같은 조롱의 언사들이 일반적인 다른 탈북인들을 면전에 두고 낄낄대며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 꺼림칙함이 느껴지지 않나. 맞다. 그게 정상이다.
나 역시 태구민을 강남에 공천한 미래통합당의 행태나 이를 뽑아준 강남의 모습을 보며 이율배반의 감정을 느낀다. 북한에서 최상류층으로서 누릴 것 다 누리며 살다가 남한으로 건너와서도 그러한 상류층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태구민에게 '탈북인의 대표'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도 마뜩치 않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조심해야 한다. 풍자도 좋지만 그 풍자로 엉뚱한 사람들이 베이고 상처입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농담은 하지 않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