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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대한 리뷰

여행 "규슈 2박 3일 후쿠오카-유후인-구마모토"

by kirang 2012. 2. 10.


2011년 12월 24~26일의 2박 3일간 일본 규슈 여행을 갔다 온 것에 대해, 잊기 전에 간략하게나마 기록을 남긴다.

첫날. 12월 24일. 




티웨이 항공을 이용하였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국내 항공사인데 해외여행 경험이 일천한지라 다른 항공사에 비해 서비스의 수준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비행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안되는 여행, 별다른 차이야 있겠나 싶다.





짧은 여행이지만 기내식이 나왔다. 맛은 그다지......



후쿠오카 상공에서 찍은 사진. 인위적으로 정리된 해변과 돔 경기장 같은 게 보인다. 



후쿠오카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순환버스를 타고 국내선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내선 쪽에서 다시 후쿠오카 시내 하카다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하카다역에 도착하니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반짝반짝 치장을 해 놓았다. 하카다역은 지하철역일 뿐 아니라 기차역이기도 하다. 규슈 지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려면 숙소를 하카다역 부근으로 잡는 게 편하다. 
 


숙소. 여행자 호텔인데, 좁기는 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하지만 화장실+욕실의 크기는 좀 충격적이었다. 이런 게 가능한 거였구나 싶을 정도로 작았다. 



첫날은 간단히 후쿠오카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도시순환버스인 100엔 버스를 타고 텐진역 부근의 쇼핑몰인파르코로 이동하려고 했으나, 버스를 잘못타서 중간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갔다.

파르코 지하의 식당가에서 유명한 키와미야 레어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가게를 찾느라 좀 헤맸고, 손님이 많아서 줄을 서 기다려야 했는데, 맛은 나쁘지 않다. 함박스테이크가 겉만 살짝 익혀진 레어 상태로 나오고, 돌로 달궈진 그릇의 동그란 부분에 올려서 자기가 원하는 만큼 익혀 먹는 식이다. 

밥을 먹은 다음에는 쇼핑몰 구경을 좀 하다가 숙소로 돌아 왔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가장 번화가라는 곳이 영 썰렁해서 놀랐다. 한국의 명동 거리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일본은 저녁이 되니까 칼같이 장사를 접는 분위기였다.  나름 문화적 충격.


둘째 날. 12월 25일 




아침 일찍 유후인행 열차를 탔다. 한국에서 JR 북규슈 패스 교환권을 미리 구입했고, 전날 하카다역에 도착하자마자 2박 3일간의 기차표를 모두 예매해 두었다. 운이 좋았는지 유후인으로 갈 때나 돌아올 때 모두 유후노모리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유후인노모리는 유후인 관광을 위한 테마 열차로, 예쁘장해서 여행 기분 내기에 좋다. 



기차를 타고 열심히 가는 중. 2시간 정도 걸린다. 기차 도시락을 사 먹어볼까 했으나 가격이 비싸서 포기. 유후인 가는 길은 흡사 강원도 산골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마침 눈도 내렸다.



크리스마스라고 열차 직원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드디어 온천마을 유후인에 도착. 유후인역 앞에서 찍은 유후다케의 모습. 산 꼭대기가 구름에 가렸다. 화산이라 그런지 나무가 전혀 없는 게 인상적이었다.

유후인에서는 당일치기로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온천은 대부분 료칸에 있는데, 숙박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손님이 없는 낮에는 저렴한 가격에 온천탕을 대여해 목욕을 즐길 수 있다. 단, 모든 온천이 당일치기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어디를 갈 것인지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무소엔(夢想園)이 가장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지도를 보니 동선이 좀 안 좋았다. 그래서 유후인 마을 끝쪽에 위치한 바이엔(梅園)이라는 곳을 택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했더니 10분 정도 걸렸다. 




일찍 간 탓인지 노천온천이 비어 있었다. 돈을 지불하고 한 시간 동안 가족탕을 전세냈다. 들어가면 이렇게 옷을 벗어놓는 곳이 나온다. 온천은 한국에서도 가본 적이 없는데, 후끈후끈한 것이 좋았다. 



온천욕을 마치고 긴리코 호수쪽으로 걷기로 했다. 이것은 바이엔에서 나와 입구 쪽을 찍은 사진.



긴리코 호수 가는 길에 발견한 절. 용아산의 불산사라나. 한국의 절 입구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긴리코 호수. 사실 호수라고 하기엔 많이 작다. 예전에 본 건국대학교의 일감호보다도 훨씬 작은 듯하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 저수지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온천수가 흘러 들어 호수에 안개처럼 김이 서리는 점이 이채로웠다.

이 호수를 돌아 유후인 거리를 걸어 역쪽을 향했다. 유후인에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을 파는 곳이 굉장히 많다. 가격이 좀 비싸서 그렇지, 기념품을 사기엔 이곳만한 곳이 없을 듯 하다. 아, 그리고 긴상 고로케가 아주 맛있었다.



다시 유후인노모리 열차를 타고 하카다 역으로 돌아왔다. 저녁이라 바로 숙소로 돌아가려다 근처의 캐널시티를 잠깐 구경하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날의 텐진역 쇼핑몰들을 생각하며 썰렁할 거라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였다. 이날 캐널시티는 밤 늦게까지 영업을 했다.



반짝반짝 주렁주렁 화려하게 꾸미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쇼핑몰을 관통하는 운하에도 화려한 치장을 하였다.



사람이 득실거리는 쇼핑몰 전체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났다. 나중에는 분수 쇼도 했다. 안 갔으면 억울할 뻔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일본의 유명한 햄버거 체인점인 모스버거에서 간식거리를 샀다. 햄버거의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으나 치킨은 입맛에 맞았다.  


셋째 날.  12월 26일



마지막 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시간을 활용해 구마모토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규슈는 남북을 관통하는 신칸센 노선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하였다.



대단한 신칸센. 불과 30여 분만에 구마모토에 도착했다. 구마모토에는 시내에 노면전차가 다닌다. 전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성을 구경하기 전에 아침 겸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도리초스 역에서 내려 이 아케이드를 따라 주욱 올라가다 보면 구마모토의 2대 라멘 중 하나라는 고무라사키 라멘집이 나온다. 이 길에 중앙점과 본점이 모두 있다. 본점을 갔다.



이것이 고무라사키 라멘. 사골국처럼 걸죽하다. 미각이 저질이라 과연 얼마나 훌륭한 라멘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잘 먹었다.  



먹고 나오는 길에 찍은 고무라사키 라멘 본점 입구의 모습. 봉지라면도 팔길래 선물용으로 몇 개 구입했다.
 



구마모토 성의 천수각. 천수각은 성 안의 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 뒤쪽으로 돌아서 꼭대기층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꼭대기층은 전망이 좋아서 구마모토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실제로 보기 전만 해도 일본의 성이라는게 건물 하나만 달랑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굉장히 넓은 부지에 여러 채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형태였다. 구마모토 성만 제대로 보려 해도 3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임진왜란 때 한국을 침략했던 가토 기요마사의 갑옷이다. 



이것은 나오는 길에 찍은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 열차 시간이 촉박해서 여유 있게 구경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다시 신칸센을 타고 하카다역으로 돌아와 짐을 찾고, 기념품들을 산 후 공항으로 이동.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점. 앞으로 일본 여행은  최소한 3일 이상으로 일정을 짜야겠다는 것. JR 북규슈 패스만 하더라도 원래 3일을 무한정으로 쓸 수 있는 것인데, 이틀밖에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