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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대한 리뷰

영화 "하울링"

by kirang 2012. 3. 6.


2012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감독은 유하, 주연 배우는 송강호, 이나영이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네임 밸류를 보면 나름대로 기대감을 주는 조합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 뽑혀진 영화는 실망스럽다. 원작이 따로 있다고 하는데 유하가 어떤 지점에 마음이 동해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다. 


송강호는 진급에서 계속 물을 먹는 나이 먹은 형사 역을 맡았다. 직업의 특성상 항상 피곤에 절어 있고, 가족과의 트러블도 가지고 있다. 이나영은 새로 배속된 신입 형사 역으로, 역시 직업 문제로 남편과 이혼을 한 상태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팀에서 짐덩어리 취급을 당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직장 내에서 갈등 요소를 가지고는 있으나 딱히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캐릭터 자체가 도식적인 데다 깊이도 없다. 둘 중 한 명이 없어도 아무 상관 없을 것 같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 줄거리도 밋밋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늑대개'가 등장하지만 신비스러운 느낌도 없고, 두뇌 싸움이라고 할만한 수수께끼도 없다. 예를 들어 영화 막바지에 개가 열심히 뛰어가고, 오토바이로 그걸 열심히 쫒아가는데, 배경 음악이 과도하게 삽입된다. 이야기의 지루함을 오버스러운 음악으로 메꿔보려는 안간힘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장르에 어울리지 않게 충격이나 반전, 스릴 같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주요 소재인 늑대개가 딱히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일반 개하고 별 차이도 없어 보이고.
혹, 유하 감독은 단지 개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인가.  "결혼은 미친 짓이다"나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전작의 예리함을 상기한다면, 유하 감독의 날이 너무 무뎌진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