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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잡담

2014년 7.30 재보선 선거 새누리당이 참 선거를 잘한다고 느꼈던 점

by kirang 2014. 8. 13.

뉴스를 보는데 나경원 지원 유세를 나온 김무성이나 김을동 등이 보였다. 빨간색 카우보이 모자에 하얀색 셔츠를 맞춰 입고 나와 유세를 하는데, 꽤나 산뜻해 보였다.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때 빨간색이 들어간 야구 잠바를 입었는데, 역시 칙칙하게 단색으로 이루어진 기존 선거용 잠바들에 비하면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았다. 야구 잠바가 대학생들이 주로 입는 패션이다보니 젊고 감각적인 느낌이 든 것은 물론이다.

선거 구호 또한 명확했다. '폭탄 예산', '강남 4구', '도와 주십시오',' 살려 주세요'. 뜨악하고 유치한데, 듣는 순간 '어, 이거 먹힐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준다. 유권자 수준에 맞는 어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은 유권자들을 '가지고 놀' 줄 안다.

그에 비해 새정치 민주연합은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번인데, 몇 달째 세월호 심판이라니. 게으르기 짝이 없다. 새정치 민주연합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자체적으로 비전이나 의제 설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새정치를 하겠다는데 도대체 뭐가 새정치인지 아직도 밝혀진 게 없다. 과거 열린 우리당 같은 경우는 차라리 지역 구도 타파라는 명확한 슬로건이라도 있었다. 도대체 새정치 민주연합이 다수당이 되거나 대권을 잡으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데? 혹은 뭐가 바뀌는 건데? 라고 물으면 대답할 게 별로 없다. 여전히 '새누리당은 나쁜 놈들이니 우리를 찍어달라' 수준에서 뱅뱅 돌고 있는 수준이다. 구체성을 띤 비전이 전무하다. 예전 무상급식 같은 경우가 빅히트 상품이었는데, 그나마 당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정책이 아니라 김상곤 경기교육감 후보가 만들어낸 상품을 갖다 쓴 것에 지나지 않았다.

둘째, 마케팅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애초에 '새정치 민주연합'이라는 어정쩡한 당명부터 문제이다. 이미 '새누리당'이 있는데 또 '새'가 들어가니 헛갈리기도 하고 짝퉁 같은 느낌도 난다. 심지어 당 컬러까지 따라했다. 약칭도 '새정치','새민련', '새정련', '민주당'으로 중구난방인데, 자기들은 '새정치'로 불러달라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안 부르는 걸 어쩔 것인가. 당명이 입에 붙지를 않으니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있을 수 없다.

선거 운동의 양상을 보면 주 지지층이 새누리당보다 훨씬 젊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노인들의 정당'인 새누리당보다 훨씬 늙고 낡아보인다. 새정치 민주연합에게 가장 시급한 건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센스를 갖춘 이미지 마케팅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국민을 합리적 사고를 하고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재판관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얄팍한 이미지 놀음에도 쉽사리 휘둘리는 '소비자'로 보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