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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노트

역사학이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면 그만인 행위인가

by kirang 2018. 10. 31.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게시된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에 별표 하나(사실은 별점 테러)를 날리며 달린 대한 독자 리뷰의 글이다.


--->"유물의 증거 없는 역사는 믿지않는다는게 실증사학인데, 일제는 이 실증사학을 조선사를 난도질 하기위한 방법론으로 도입해서 조선사의 많은 부분을 믿을 수 없다며 삭제하고 조작했지.


정작 일본자신은 일본고대사를 유물이나 증거가 없어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재구성해서 찬란한 일본사로 변신시키고,,


역사구성에서 자료와 유물이 기본이긴하나, 유물 없는 역사는 무조건 믿을 수 없다는 식이면 모든 국가의 역사의 상당부분은 다 삭제해야 하는게 현실이고,


역사라는게 현재의 시각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거지 유물의 증거만을 내세우는건, 범죄수사를 하는것도 아닐진대, 역사의 본래목적을 망각하고 삼천포로 빠지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임 실증사학이라 불리는 식민사학의 잔재는 청산대상이죠."<---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역사라는게 현재의 시각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거"라는 구절이다.


  역사학자들이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러한 이야기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어느새 '역사는 내가 믿고 싶은 대로 해석해서 믿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완전한 객관과 실증이 환상에 불과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가치하다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사에 다양한 해석이 제시될 수 있다지만, 모든 해석이 동일한 가치를 가질 수는 없다. 탁월한 해석과 부박한 해석을 가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객관과 실증이다. 객관과 실증은 역사학자의 목표가 될 수는 없을지언정 여전히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역사에 있어서 '해석'을 강조하는 것도 지금 와서는 하나의 도식이자 매너리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 '무엇에 닿기 위한 해석'인지, '더 나은 해석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