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과 잡담97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잡아먹다 1 형식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비된 상태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사람이 권력을 위임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유감스럽게도 2009년 현재 한국은 이 반갑지 않은 정치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주의의 본령은 직접민주주의에 있다. 공동체의 모든 권력은 구성원 개개인에게 동등하게 나뉘어져 있다. 권력의 행사는 구성원들 공통의 의사에 따라 수행된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이 권력은 천부의 것이며 결코 박탈될 수 없는 근본적인 것이다. 그러나 비교적 규모가 있는 현대 국가에서 있는 그대로의 직접민주제를 운영하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문제가 따른다. 국가운영에 일정한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대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공동체의 구성원 중 탁월한 일부를 선발하여 이들에게 권력을 위.. 2009. 6. 13. '동해', '일본해' 문제에 대해서 예전에 다큐멘터리 채널을 보다가 '동해' 문제가 언급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에 논지는 '동해'가 당연히 맞는 표현이고, '일본해'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이었다. 그 근거로 서양의 고지도들이 등장했고 그 고지도들에는 '동해'를 넘어서 심지어 '한국해'라고 표기된 것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해'나 '동해'가 역사적인 정당성을 가진 옳은 표기이고 '일본해'는 잘못된 표기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러한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선 '동해'라는 표기가 '일본해'로 표기되면 우리 영역을 빼앗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잘못되었다. '동해'가 모두 한국의 소유는 아니다. '동해'가 지칭하는 것은 한반도와 일본열도로 둘러싸인 바다 전체를 의.. 2009. 5. 23.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소동과 관한 짧은 생각 일단 이명박 정부가 어처구니 없는 협상을 했다는 것은 틀림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못 먹어 안달이 난 것도 아니고, 싼 외국 쇠고기라면 호주산 쇠고기도 이미 팔리고 있는 마당에(미국산이 더 싸다곤 하는데 호주산 쇠고기 가격은 돼지고기보다 약간 비싼 수준으로, 이미 '비싸서 쇠고기 못먹겠다'는 소리 나올 수준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졸속 협상을 할 명분이 없다. 한미 FTA와 관련한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고 보아 주려 해도 쇠고기를 내주고 무얼 얻어 온 것인지, 혹은 차후에라도 뭔가를 확실히 얻어 올 수나 있을지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알려진 바도 없다. 결국 활짝 웃는 부시와 악수하는 사진 한 방 찍는 게 이명박의 궁극적인 목표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지울 길이 없다. 그러하니 광우병 문제에.. 2008. 5. 2. 심형래의 "디워"와 사회 현상에 대한 몇 가지 생각 폴더를 뒤적거리다가 2007년 "디워" 열풍이 한창이던 시기에 썼던 글을 발견해 올린다. 글을 쓸 당시에는 "디워"를 관람하지 않았다. 몇 년 지난 뒤에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일부 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감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리뷰 카테고리에 넣지 않고, 단상과 잡담 카테고리에 올린다. 어차피 글의 주제도 영화 리뷰가 아니라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에 비하면 "디워"나 심형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과 평가가 크게 달라진 상태여서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문제의 영화 "디워"는 결국 극장에서 보지 않기로 했다.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전혀 내 취향에 맞지 않을 듯한 영화를 호기심만으로 봤다간 후회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런 식으로 낭비하기엔 요즘 .. 2007. 8. 22. 이전 1 ··· 21 22 23 24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