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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대한 리뷰97

영화 "우주전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5년 작품이다.웰즈가 쓴 원작 소설에 비하면 설정이 많이 바뀌었다. 외계인들이 화성에서 왔다는 점이 생략되었고, 외계인들이 이미 수백 만 년 전에 땅 속에 묻어 놓은 전투 머신을 사용하기 위해 벼락을 타고 왔다는 새로운 설정이 생겨났다.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이 혼자 도망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들, 딸과 동행한다는 점이다.스필버그식 가족주의가 스며들기는 했지만 원작의 재미는 제법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문명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외계 생명체의 무차별적인 살육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평범한 주인공이 그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겪는 공포를 효과적으로 묘사했다. 이 영화를 두고 전쟁 영화라기보다는 재난 영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럴듯한 평가이다. 스필버그가 만들어낸 .. 2014. 9. 1.
영화 "훌라걸스" 2007년 개봉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이다. "훌라걸스"는 폐광된 탄광촌 사람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폐광으로 인해 먹고 살 것이 사라진 탄광촌에서는 자구책으로 하와이언 센터를 만들기로 한다. 이를 위해 도시에서 훌라춤 선생을 데려오고, 마을의 아가씨들은 이러저러한 각자의 사정을 안은 채 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할 리 없다.재능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구성원들이 모여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은 멋진 공연으로 마무리를 한다는 스토리는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재이다. "스윙걸즈"도 그러한 이야기이고, "으라차차 스모부"도 그러하다. 영화는 아니지만 "노다메 칸타빌레"에서의 S오케스트라 공연도 같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밥 먹는 장면.. 2014. 8. 31.
책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모방범"은 우리나라에서 영화화되기도 한 "화차"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다. 전 3권이며 각 권의 분량은 500쪽에 달한다. 책 표지에는 추리 소설로 소개되고 있지만, 명석한 탐정이 등장하여 베일에 가려져 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식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범인은 생각보다 일찍 정체를 드러내고, 이야기는 전지적 시점에서 그의 행적을 일일히 따라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독자가 범인을 찾아내거나 기발한 트릭을 간파하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할 일은 전혀 없다. 엄밀히 말해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범죄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모방범"이 집중하는 것은 작가와 독자 간의 두뇌 게임이 아니라 범죄를 둘러싼 인간과 사회의 내.. 2014. 8. 24.
영화 "반딧불이의 묘" 1988년 개봉한 다카하토 이사오 감독의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2014년 정식 개봉하였다."반딧불의 묘"의 국내 상영을 놓고 논란이 인 바 있다. 내용인즉 이 에니메이션에는 극우적 정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므로 상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이자 침략의 주체인 일본이 두 아이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려내며 되려 피해자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비판 내용이다.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전쟁을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만 바로본다는 점에서 너무 경직되어 보인다. 직접 영화를 본 입장에서, 이 영화에서 극우적 코드를 읽는 것은 무리다. 침략국의 국민이라도 충분히 전쟁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전쟁은 나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따라서 너희 나라가 먼저.. 2014.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