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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대한 리뷰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by kirang 2015. 5. 16.


  2015년 4월 개봉한 조스 웨던 감독의 영화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갈수록 만화같아지고 있다. 애초에 만화가 원작이므로 이상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다지 좋은 징조는 아니다. 영화가 표현하는 세계의 실제성 내지 현실성이 점점 얄팍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어차피 초능력자니, 괴물이니, 신이니 하는 존재들이 판을 치는 세계이지만 그래도 그 외의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현실성을 부여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하니 몰입에 방해가 된다. 예를 들어 극중 과학자들이 심각한 듯 나누는 대화 내용만 보아도 아이들이 과학자 놀이 하는 것처럼 나는 그냥 그런 셈 칠 테니 너도 대강 알아들으라는 식이다.

  등장 인물이 많아서 그런지 스토리와 액션 모두 산만하다. 여기에 새로 등장한 초인들까지 합세하니 더욱 난잡해진다. 영화 막바지에는 아이언맨, 호크아이, 헐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아마 배우들과의 계약 문제 때문인듯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올 영화에서는 새로 등장한 초인들에게 일정한 지분을 내줄 수밖에 없을 텐데, 아직은 그다지 친근하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들인지라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영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촬영을 했다는 것으로도 -한국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서울 시내를 배경으로 한 분량이 생각보다 꽤 많다. 하지만 영화에서 서울이라는 장소성이 딱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그냥 때리고 부수고 추격전을 하는 액션 과정에서 희미한 배경 역할을 할 뿐이다. 해당 장면에서 영화 촬영 광경을 연상함으로써 관람객들의 의식이 영화 바깥으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은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한 영화의 주인공급 되는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떼로 등장한다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신선한 느낌과 흥분은 이제 소멸된 것 같다. 오히려 주인공급 캐릭터들의 지분 챙기기 때문에 영화의 짜임새가 덜컥거리는 것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다음에 나올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이 문제는 극복하기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