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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남자" 2005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이다.배경이 궁중이다 보니 의상들이 화려하고 색감이 아름답다. 특이한 점은 왕과 대신들이 모두 푸른색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남아 있는 조선 시대 왕의 어진 중에서 푸른 곤룡포를 입고 있는 이는 태조 이성계뿐이며, 대개의 왕들은 붉은 곤룡포를 입었다. 신하들은 품계에 따라 붉은 색, 푸른색, 녹색을 구분해 입었는데, "왕의 남자"에 나오는 신하들 중 붉은 관복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궁궐 안의 싸늘하고 살벌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왕과 신하 모두에게 푸른색 옷을 입혔던 것이 아닌가 싶다.동성애 코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제목에 비해 영화의 내용은 상당히 몸을 사린다. 본격적인 퀴어 영화가 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일까? 영화는 주인공들의 관계에 대해.. 2014. 9. 11.
영화 "황산벌" 2003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코미디 영화이다. 정재영과 박중훈이 주연을 맡았다.“황산벌”은 의외로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한 영화다.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당, 고구려, 백제, 신라의 4자 회담은 7세기 중반의 동북아시아 국제 정세를 제법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다. 회담 장소에 앉아 있는 연개소문이 칼을 다섯 자루 차고 있다든지 하는 것을 보아도 제작진이 나름 사전 조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전공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점들을 짚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영화에서 김유신은 황산벌 싸움 이전 계백과 싸워서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고 되어 있다. 사료에 따르면 김유신과 계백이 맞붙은 것은 황산벌 싸움이 유일하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기록된 김유신은 그야말로 불패의 무장으로, 신라가 백.. 2014. 9. 7.
영화 "12명의 마음 약한 일본인" 1991년에 개봉한 미타니 코기 각본, 나카하라 슌 감독의 영화이다.이 영화는 1957년 만들어진 영화 "12명의 노한 사람들"의 패러디물이다. 원작이 그러하듯 배심원으로 선정된 12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한방에 모여 살인 사건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할 것인지, 유죄를 선고할 것인지를 논쟁한다. 다른 점은 이 작품이 코미디물이라는 점인데, 연극 각본으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영화한 것으로, 전형적인 미타니 코기 스타일의 이야기다.등장인물은 배심원 12명과 수위 아저씨, 아주 잠깐 등장하는 피자 배달부 1명이 전부이다. 회상씬이고 재현씬이고 아무 것도 없이 모든 이야기는 원탁이 있는 방 안에서 이루어지며, 사건에 대한 설명은 모두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상영시간이 2시간에 육박하지만 지루.. 2014. 9. 5.
영화 "12명의 노한 사람들" 1957년에 만들어진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이다. "12명의 노한 사람들"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논리와 대화로 진행되는 법정물이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거대한 기둥으로 장식된 권위적인 법원 건물이 등장하고 카메라는 그 안에 위치한 한 방으로 들어간다. 마침 한 살인 사건에 대한 청문이 끝난 참이다.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이제 법의 유죄 여부를 판단하라고 말하고, 배심원이 지고 있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발언의 내용과 달리 판사는 한 쪽 손을 뺨에 괴고 있으며 따분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에게는 이 일이 매우 지루하고 하찮은 일상인 것이 분명하다.장면이 바뀌고 테이블과 탁자가 있는 방 안으로 12명의 배심원들이 들어온다. 이후 영화 진행은 줄곳 이 방 안에 이루어진다. 일기예보에 따르.. 2014.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