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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잡담97

블로그라는 이름의 광고 전단지에 대한 투덜거림 한국의 블로그 지형은 처참하다. 블로그라는 게 원래 검증이 덜 된 잡동사니 지식 제공처라고 폄하되기도 하지만, 한국은 그 정도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제일의 포탈인 네이버를 중심으로, 블로그는 오히려 네티즌의 정확한 지식 검색을 방해하는 광고 전단지로 전락한 상태이다. 맛집 한 번 검색하려 해도 수많은 광고 블로그의 홍수에 묻혀 솔직한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후기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지경이다. 그야말로 돈으로 발라 놓은 가짜 정보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블로그 광고 전단지들은 심지어 구경하는 재미조차 없다. 한결같이 똑같은 문체에 똑같은 패턴, 하나마나한 음식 평가와 가식적인 추천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잘 찾아오라고 지도를 덧붙이는 것까지 천편일률적이다. 그러니 지루하고 지.. 2015. 6. 2.
'허세'라는 용어에 대한 불만 국립국어원에서 출간된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허세'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허세 :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허세'라는 용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하더니, 다른 용어들의 뜻까지 집어삼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시, 자랑, 잘난 체, 허풍, 허영, 사치'와 같은 용어들이 사용될 자리를 '허세'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창들끼리 오랜만에 모였는데 대부분 돈 잘버는 친구들이고 한 사람만 백수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백수인 사람이 친구들에게 지기 싫은 마음에 일부러 비싼 술과 음식을 먹자고 앞장서 주도한다면 이는 '허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수입이 좋은 친구가 자신의 부와 능력을 드러내고자 비싼 술과 음식을 산다면 이건 .. 2015. 5. 7.
'개저씨'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고...... 나는 '개저씨'라는 용어가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이것 때문에 인터넷의 모 게시판에서는 제법 크게 논쟁이 벌어진 상황이다. 나로서는 '개저씨'가 '김여사'나 '된장녀', '루저남' 같은 용어와 동렬에 있는지는 좀 의문이다. 인간을 집단화하여 부르는 용어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타당하지만, 사회적 권력 구조에 따른 맥락의 이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흑인에게 '껌둥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단히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이지만 백인에게 '흰둥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람직한 용어 사용은 아닐지라도 '껌둥이'라고 부르는 것만큼의 비열함과 폭력성을 띤 것은 아니다. '김여사'나 '된장녀' 같은 용어가 폭력적인 이유는 그것이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생득적 부분에 대한 멸시라는 저열성에 있는 것이고, '.. 2014. 10. 20.
우리글에서 한자 혼용, 한자 병용 문제에 대한 단상 이런 논란에서 '뭐뭐 몰라도 사는 데 지장없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측은 대개 그 '뭐뭐'를 익힌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당연하다. 능력이 결핍된 무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한자 혼용에는 반대하지만, 부분적 병기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혼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가독성과 효율성 면에서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자 혼용을 할 경우 글을 쓰는 시간과 글을 읽는 시간 모두 증가하게 된다. 한자를 익히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누군가는 글을 아예 발음조차 못하게 만들어 버릴 테고, 이건 읽는 이에게 굉장한 좌절감을 줄 것이다. 이에 반해 괄호를 사용한 한자 병기는 적어도 한자 모르는 사람이 해당 단어를 소리내어 읽고 짐작은 할 수 있게 해 준.. 2014. 10. 10.